백반기행 영덕 물가자미(미주구리) 정식

TV조선에서 방영하는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73회에서는 경북 영덕의 밥상이 소개되었는데요. 예고편부터 푸짐한 해물 한상차림에 군침이 돌만큼 멋진 비주얼이었습니다. 이번에 소개된 음식은 '물가자미 정식'입니다. 물가자미는 다소 생소한 식재료인데, 대게로 유명한 영덕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라고 합니다. 또 건강에도 좋다고 하는데요. 어떤 음식이고 어디에 좋은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물가자미란?

 

경북 영덕군은 64km의 바다와 접해있어 영덕대게를 비롯해 다양한 해산물이 1년 내내 풍부한 곳입니다. 우리는 주로 대게만 알고 있지만, 사실 영덕 축산항에서는 대게보다 '물가자미(미주구리)'가 더 유명합니다. 물가자미는 영덕 앞바다의 모래와 뻘에서 주로 서식합니다. 물가자미는 양식이 되지 않기 때문에 100% 자연산이며 갈색 무늬가 선명할수록 신선하고 상태가 좋은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영덕 앞바다에서 볼 수 있는 물가자미는 20~40cm로 몸집이 크지 않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생소하게 느꼈던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을 만큼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입니다. 또한 다른 생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다고 하니 더욱 구미가 당깁니다. 물가자미는 4월에서 6월 사이가 가장 맛있는 때이지만, 그 외 계절에도 건조해 즐길 수 있습니다.

물가자미와 기름가자미

사실 이곳 영덕 축산항의 물가자미의 정식 명칭은 '기름가자미'라고 합니다. 축산항에는 기름가자미 어획이 90%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으로 많다고 하는데요. 기름가자미는 다른 가자미류에 비해 두께가 얇고 배 쪽은 내장도 보일듯이 투명해서 구분이 쉬운 편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명칭이 혼용되는 이유는 '기름'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청정바다와 어울리지 않아 '물'가자미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 방언으로 굳어졌다는 설이 있습니다. 

 

한편 물가자미는 '미주구리'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물가자미의 일본어 명칭인 '미즈가라이'가 어원입니다. 과거 강원도 지역에서는 물가자미를 미주구리라 부르고, 경북에서는 기름가자미를 미주구리라 부르다 보니 물가자미와 기름가자미를 혼동하게 되었다는 얘기도 전해집니다. 

 

축산항에서 기름가자미는 부가가치가 높아서 중요한 어종인데요. 깊은 바다에 살기에 주로 저인망 어선에서 어획되는 기름가자미는 물 밖으로 나오면 잘 죽어버려서 주로 선어 상태로 위판이 된다고 합니다. 어획량이 많아 대부분 말려서 판매되기 때문에 주로 산지에서만 싱싱한 회나 회무침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물가자미 요리

 

물가자미는 몸집이 작기 때문에 뼈째로 회를 썰어 먹습니다. 또한  물가자미를 뭉툭하게 썰어 채소와 막장을 넣어 비벼 먹는 물가자미 막회, 미주구리 찌개, 구이, 조림 등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인공조미료를 쓰지 않고 뼈 채로 발효한 '물가자미 밥식해'도 별미라고 합니다. 

 

 

백반기행 예고편에서 배우 오대환 씨가 숟가락으로 물회를 먹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고추장 물회는 경북 지역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부터 경북의 어부들이 크기가 작아 팔리지 않은 잡어들을 대충 썰어 고추장에 비벼 회무침, 회덮밥, 물회 등으로 즐기던 것이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물가자미는 저렴하면서도 부드럽고 고소해 물회에 아주 잘 어울린다고 하네요. 또한 이곳 물회는 초고추장이 아니라 고추장을 사용하고, 슬러시 육수가 아니라 얼음 네댓 개가 들어간 것이 특징입니다. 오이, 파, 배, 미나리 등 기호에 맞춰 채소를 섞어 먹는데, 고추장에 다진 마늘과 청양고추가 들어가 매콤하다고 합니다. 

 

물가자미 효능

동의보감에서는 물가자미를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고 허약함을 보충하고 기력을 세지게 한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를 맑게 해 혈액순환을 잘 되게 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성질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영덕지역에서는 어린이와 노인들의 허약한 기력을 보충하고 여성들의 피부미용에 좋은 음식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물가자미는 실제 영양적으로도 비티민 B1, B2, B3, 콜라겐, 단백질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데요. 비타민 B1, B2는 뇌를 활성화시키고, 시력 회복에 도움을 주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력 보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 물가자미에 많이 함유돼 있는 비타민 D는 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골절 환자나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껍질에는 피부미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잘 알려진 콜라겐이 함유되어 있어 세포막을 튼튼하게 해주고 주름진 피부를 팽팽하게 당겨준다고 하니 여성에게도 인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소화가 잘 되는 저지방 식품으로 100g당 116㎉l로 저칼로리이기 때문에 성인병 예방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가자미의 이러한 효능에 힘입어 2010년에는 '한국의 8대 웰빙 해산물'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경북 영덕 축산항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등장한 경북 영덕 일대를 보면 자연경관이 아주 훌륭합니다. 실제로 영덕의 축산항은 동해안 최고의 미항으로 불립니다. 새해에 해맞이하기 좋은 국가어항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축산항은 그동안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1980년대 어촌 풍경이 오롯이 남아 있는데요. 옛 풍경을 살리면서 정비를 통해 미관을 더욱 훌륭하게 만드는 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인근 죽도산 전망대 주변에 동방 언덕을 만들고, '미리내 광장'과 '횃불 동산' 등 축산의 새로운 볼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축산항 주변으로는 '영덕블루로드'를 방문할만 합니다. 영덕 블루로드는 풍력발전단지, 대게 원조마을 등 명소를 엮어 풍부한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넘치는 도보여행길로 지정한 것입니다. 총 4개의 코스가 있지만, 죽도산 코스만 올라도 전망대에서 축산항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고 하니 물가자미 정식을 즐기고 산책 겸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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